여행

[서울] 한양도성 당일치기 다녀오기

인심좋은 2023. 3. 13. 04:55

평소에 혼자 다니다가 오랜만에 동행이 생겼다.

원래 청계산 갈려다가 물욕센서 발동한 동행인이 한양도성 뱃지를 갖고싶다하여, 한양도성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물욕센서가 발동한 이유는 한양도성길을 봄,여름,가을,겨울에 각각 완주 인증을 하면 메탈 뱃지를 주기 때문이었다.
(글 전체를 보면 알겠지만, 난 메탈 뱃지 ........ 몇년 걸릴듯?)

https://seoulcitywall.seoul.go.kr/wallcourse.do

 

서울 한양도성

서울 한양도성 웹사이트입니다.

seoulcitywall.seoul.go.kr

코스라던가 소개는 홈페이지 참고

블로그 검색으로 알아본 바로는 5시간 30분에서 6시간 걸린다고 봐서 10시 출발을 목표로 9시30분에 집합 했다.

당일 치기로 가기로 한 이유는
서울이 거주지가 아닌지라 시간 내서 또 오기에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 다들 이동에만 왕복 4시간 소요하기 때문에 블로그만 보고 가능하겠다는 판단에 당일치기를 하기로 했는데
이것은 오산이었다. 난 짱짱한 20대가 아니었고, 운동 열심히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아무튼.... 준비 시작

  • 준비물

1. 안 미끄럽고 발 편한 신발
2. 편한 옷
3. 가방 : 가벼운 백팩이면 될듯. 계단 오를때 다리에 걸리적대는 사이드백은 비추천
4. 지도 : 길 안내가 그리 친절하지 않음. 규정된 길만 따라갈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목적지를 검색해서 가야함
5. 보조배터리 : 트래커를 키고 다닐거라 보조 배터리 챙겼음

  • 가봅시다

당일 치기는 혜화 전시안내센터에서 출발하는데, 이유는 여기를 종점으로 하면 다녀와서 스탬프와 사진을 보여주면 인증서와 뱃지를 바로 발급해 주기 때문이다. 다른 곳은 누리집에서 예약하고 방문해야한다는데, 가서 물어보진 않아서 혜화만의 서비스인지는 모르겠음.

한성대 입구역에서 내려서 걸어오면 가까운 곳에 있다.

여기서 스탬프 찍는 종이와 인증사진 안내용지를 받아서 코스를 시작했다.

어플(서울 한양도성)로 해도 되는데 해파랑길처럼 따라가기가 되는 어플은 아니고 지점에 가서 어플을 키면 자동 스탬프가 어플에 찍히는 거라 종이에 도장 찍는거랑 차이를 모르겠음. 사진 인증과 스탬프 찍는 곳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플을 쓴다고하여 절차가 생략되는 것도 아니라서 종이 스탬프도 찍고 어플도 찍고 뭐 이것저것 다했다.

혜화 전시안내센터를 출발하면 바로 백악코스가 시작된다. 올라가면 백악산 내려가면 낙산인데, 힘든거 먼저 하는게 페이즈 조절에 유리할거 같아서 백악산부터 시작했다.

평범한 길로 시작. 

참고로 인증사진을 찍는 곳과 스탬프를 찍는 곳 배치가 거의 전 구간 다 돌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되어 있어서, 받은 안내 책자의 지역들만 찾아가도 도성길 가는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정표가 잘 되있진 않은데, 결국은 그 곳을 찾아가면 도성길을 가게되고, 지름길을 찾는다하여도 큰 차이가 안난다.

그리고 출발 전에 미리 얘기하면, 홈페이지에는 18.6km 정도라고 되어 있는데, 이런저런 단절로 돌아가는거 따지면 전체 24km 정도를 걸어야만 한다.

말이 좀 샜는데, 조금 더 걷다보면 본격 도성길이 보인다. 성곽을 쭉 따라걷는 길이다.

이때만 해도 미세먼지가 300에 육박하는 안 좋은 날씨였음에도 룰루랄라 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신나게 걸어갔다.

저~~~기 보이는 데로 구불구불하게 쭉~ 성벽이 이어진다. 서울에 이런 성벽이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와서 보니 서울도 옛 느낌이 꽤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벽 바깥쪽으로 걷는 코스에서 보면 이렇게 높다. 

꽤 올라왔다. 반대편에는 북악 팔각정이 보인다.

계속 올라가면 말바위 안내소가 나오는데 여기서 첫번째 스탬프를 찍는다. 사진에 세분 서있는 곳이 스탬프 찍는 곳이다. 어플로 오는 사람은 숙정문이라서 여기가 아니라 더 가야한다. 어플 쓰는 사람은 수시로 위치 확인 해야한다. 어플이 자동으로 인근에 가면 알람 뜨면서 인증!! 이러는게 아니고 내가 그 장소가서 어플을 켜야 인증이기 때문이다.

저 멀리 남산이 보인다. 미세먼지 때문에 참 사진이 구리다.

꾸역꾸역 계단을 계속 오르다보면, 숙정문을 지나 청운대에 도착한다. 여기서 인증 사진 한번 찍어야한다.

하 내가 왜 저 사이드백을 매고 갔는지, 걷는 내내 걸리적에 나중엔 끈때문에 어깨까지 결려서 꽤 후회했다. 다음에는 백팩을 매고 와야지..ㅠ_ㅠ

청운대를 지나면 내려갈 준비를 해야한다. 내려가는 길이 생각보다 가팔라서 겁쟁이인 나는 내려가는 내내 다리 후들거리는거 통제하느라 긴장했다.

조건을 정확히 모르겠는데, 돌 위에 서거나 고지대 끝에 서면 다리에 힘이 풀리고 뒷골이 땡긴다. 이 구간 성벽이 높은 편이 아닌지라 장난치면 위험할 수 있는 구간이니 조심해서 내려간다.

백악산 구간을 지나면서 계속 생각이 든게, 옛날 선조들은 이런 가파른 곳에 돌을 들고와서 성벽을 쌓고, 전쟁나면 이런 구간을 계속 뛰어다니고 했을텐데 대체 체력이 얼마나 좋았던 것인가 싶었다. 정말 대단한 우리 선조님들

내려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다 내려오면 창의문이 나오고, 이제 인왕산 구간을 시작할 준비를 해야한다. 창의문을 지나는 시점에 이미 11시30분이라 일단 뭘 먹고 출발하기 한다.

국밥류를 먹고가고 싶었는데 주변에 아무리 찾아도 그럴만한 곳이 없어서 두리번 거리다가 허름한 만두집을 발견하여, 여기서 대충 먹고 가기로 합의했다.

천진교자라는데 검색해보니 맛은 괜찮다하여 입장 (우린 위생 크게 안 보는 사람들이라서;;;)

삼선새우만두, 고기만두, 부차야채만두를 시켰다.

할아버지 분이 계셨는데 한국말을 거의 못하시는 듯 했다. 주문을 알아듣기는 하시는 것 같긴 했음.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빗기 시작하신다. 왠지 맛은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꽤 시간이 지나고 드뎌 만두가 나왔다. 고기만두를 한입 베어무니 촉촉한 속과 육즙이 맛있었다.

만두 3종 모두 맛있었는데, 같이 간 동행 2명은 고기만두를 최고로 꼽았고, 나는 삼선새우만두를 최고로 꼽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삼선새우만두를 시켰는데 매운새우고기만두가 나온거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만두속이 고기만두랑 같은데 새우가 추가되어있었기 때문............. 한국말을 못하셔서 소통의 문제가 생긴듯.........때때로 일손을 돕는 분이 계실땐 그분과 소통하면 될듯

배를 든든히 채우고 인왕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 이미 체력 40% 정도가 소진되버려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저길 보고 뜨억 했는데, 다행히 저기로 가진 않았음. 나 진짜 저기로 갔다면 지금 이 포스팅 못 쓰고 있었을거임.

인왕산 구간은 시작부터 정상까지 계속 계단이다. 끝없이 오르기만 한다. 그래도 아주 높은 산은 아닌지라 아이고 더는 계단이 싫다....하는 순간 정상에 도착한다.

날씨가 정말 아쉽다. 저 철제 계단으로 가면 안됨. 이 철계단을 가면 아까 올라오면서 봤던 돌 구간으로 가게된다.

철계단을 지나쳐서 5분 정도만 가면 정상석이다. 정상석에 가니 갑자기 사람이 엄청 많아졌다. 우린 반시계방향으로 걷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시계방향으로 걷고 계셨다. 아마도 인왕산만 오면 백악산 쪽이 전철이 없다보니 그런것 같다. 

정상석 바로 옆에 삿갓바위가 있다. 여기서 인증 사진 한번 찍어야 한다.

사진에 인물 나오는거 안 좋아하는데, 동행이 있다보니 후다닥 찍느라 이번에 사진량이 많지가 않다. 이런 사진이라도 끌어다 써야하는 실정.ㅠ_ㅠ

인왕산 정상을 지나자 풍경이 바글바글한 도시 풍경으로 바뀐다.

내려가는 길은 사진이 없다. 왜냐하면 돌길이라 사진찍고 자시고 할 정신이 없었음. 그리고 중간중간에 외길이 있어서 등산과 하산이 맞물려 줄서서 기다려야하는 구간도 있었고 좀 정신이 없었다. 한번 등산 줄이 진입하면 하산줄은 하염없이 기다려야하고 누군가 용기내서 등산줄에 기다려달라고 얘기해서 하산줄이 빠지다보면 등산줄이 하염없이 쌓이는 그런식이다.

언제나 그렇듯 내려가는건 참 빠르다.

여기까지오면 산길은 끝났다. 여기서 아스팔트 길로 내려가면 안되고, 도성길 걷는 사람은 내가 사진찍을려고 서있는 위치가 도성길이니 아스팔트길을 가로질러서 가야한다.

이젠 산책로다. 인왕산을 내려오니 뱃속의 만두는 간데없고, 다시 배가 고파서 식당을 검색했다. 근처에 대성집이라고 유명한 집이 있어서 잠시 코스를 이탈해서 찾아갔는데......................... 유명한 곳이라 줄이........ㅡ_ㅡ 결국 근처 와플집에서 와플과 커피로 대충 때웠다.

와플 흡입을 끝내고 스템프 장소인 돈의문 터로 향했다.

이 시점에 이미 체력은 70% 정도 소진되었는데, 시간이 부족함을 깨달았다. 참고했던 블로그대로였다면 이 시점에 오후 1시 정도 였어야하는데 우린 오후 2시...........

혜화 전시안내센터에 오후5시까지 가야하는데 지금 4시간을 소요해서 고작 절반 온거였고, 아직도 남산과 낙산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3시간 남은 시점에 이러다 남산을 뛰어올라가야할 정도로 시간이 부족할거 같아서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여기부터는 도심길이라 거의 길찾기 네이버 지도, 카카오 지도에 의존하며 스탬프를 찾아 헤맸다. 심지어 중간에 밥 먹겠다고 코스 이탈하는 바람에 길찾는 시간이 더 소요되어 버렸다.

돈의문터 스탬프는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안내소 왼쪽편에 스탬프함이 있다.

돈의문터를 지나면 다음 숭례문 스탬프도 금방이다. 

숭례문 스탬프함은 숭례문 안은 아니고, 앞에 무슨 기물함 있는 곳 옆에 있다.

숭례문도 한컷 찍어주고, 이제 남산으로 향한다. 남산은 인증사진을 찍어야하는 구간이다.

남산이 높은 편이 아닌데, 워낙 백악산, 인왕산에서 체력을 소진한 터라 남산 오르는 계단이 그리도 미웠다.

멀기도 해라 남산타워...........

그래도 꾸역꾸역 올라와서 봉수대 터에 도착했다.

남산타워 바로 옆이라 찾는데 어려움은 없다.

남산은 딱 한번 왔었는데 언제 왔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제 고작 1시간 30분 정도 남았다. 남산 내려가는건 거의 뛰어 내렸다. 급하다급해 이미 도성길을 걷는 의미는 퇴색되어 버렸고, 시간 내 완주해야한다는 목적만 남았다. 주변 경관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여기서 지도 볼 겨를도 없이 그냥 길만 뚫린것만 보고 냅다 달렸는데, 지금 와서 보니 잘못 갔다...ㅡ_ㅡ;;;;

남산 남측 순환로를 따라 갔어야했는데 그저 내려가기만 했더니 다이렉트로 동국대까지 내려와버렸다. 어디서 놓친건지...다시 돌아갈수도 없어서 흥인지문을 향해 지도를 검색해서 걸었다.ㅠ_ㅠ 아름다운 트래킹 기록에 금이 가버렸음.

그래도 어찌저찌 흥인지문 도착!! 여기서 스탬프를 마지막으로 찍었다. 여기서 어플도 완주가 뜬다. 

하 시간이 이미 4시30분이 지났다. 낙산을 넘어야하는데............

그래도 해보는데까지 해보자며 동행과 함께 힘내서 낙산공원에 진입했다. 

낙산 공원이 잘 꾸며져 있고, 뷰도 좋다보니 카페들도 많았다. 그러나 우린 그걸 즐길 시간이 없었다.

후다다닥 올라가서 후다다닥 낙산공원 표지를 찾아 인증사진을 찍었다.

마음이 급하니 이걸 찾는데도 꽤 헤맸다. 우린 성벽 내측을 걸었는데 인증사진 찍는 곳은 셩벽 외측이었던것

마지막 인증 사진을 찍고 우어어어 거의 뛰다시피 내려가서 혜화 전시 안내센터에 도착하지 5시 15분 이었다.

망했다는 생각에 일단 사무실을 가보자하여, 들어갔더니 다행히 아직 직원분들 퇴근 전이었고, 실례를 무릅쓰고 인증서 발급을 부탁 드렸더니 해주셨다. 감사합니다. ㅠ_ㅠ

이걸 발급 받을려고 하루 종일 난리였다. 그래도 발급 받고 나니 뿌듯하면서도, 완벽하지 않았음에 아쉬움이 남았다.

인증서를 발급받고 하루종일 걷느라 굶주린 배를 국밥으로 채우기 위해 이동했다. (국밥조아...)

육수당 대학로점에서 서울식국밥을 시켜먹었다.

정신 못차리고 사진 찍는것도 깜박하고 한 숟갈 펐다가 뒤늦게 찍음. 에휴~~~

저녁 먹고 혜화에서 전철타고 집에 오니 어느덧 9시였다. 다음 날 포스팅하고 있는 지금도 다리 근육통에 시달리는 중이다.

  • 정리

걸은 거리 : 20.8km
소요 시간 : 7시간 4분

전체 걸은 코스

내가 걸은 경로에서 우하단 남산을 지나 동대입구역으로 가는 길이 저렇게 직선으로 댕강이 아니고 좀 더 밑으로 길게 뻗어서 돌아갔어야 정규 코스이다. 그리고 서대문역에서 남산 가는 경로가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는데 이상함;;;;

남쪽 코스를 다음번엔 여유를 가지고 길을 제대로 찾아서 가야겠다.

고도 변화

순서대로 백악산 - 인왕산 - 남산 - 낙산 이다.

  • 총평 및 개인 의견

평소에 서울 도심만 보고 다녔다면 한번 쯤 돌아보는걸 추천한다.

이번에 도성길 걸으면서 내가 몰랐던 서울의 모습을 많이 보게되었다.

단, 당일치기 완주는 추천하지 않는다.
블로그에 당일치기 쉽게 한 것처럼 쓰여 있는 것은 그 분들이 체력이 정말 좋은 것이다.


평소 운동을 자주하지 않는 사람이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니 왠만하면 나눠서 걸으면서 즐기는걸 추천한다. 서울 도심의 도성길이라 여유있게 나눠가면 먹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그래도 최대한 줄이고 싶다면 2번으로 나눠서 끊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체력이 괜찮다면

첫번째 방문 때(등산 셋팅) : 한성대입구역 - 백악산(스탬프,인증샷) - 인왕산(인증샷) - 돈의문터(스템프) - 서대문역

다음 방문 때(걷기 셋팅) : 서대문역 - 숭례문(스탬프) - 남산(인증샷) - 흥인지문(스탬프) - 낙산(인증샷) - 혜화 전시 센터 - 인증서 뱃지 발금

난 여름 뱃지 도전할때 이렇게 코스를 짤려고 생각 중이다.

다음 방문 때는 100% 정규 코스 반드시 달성하고 말테다.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건너뛰어버린 길들이 지금도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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