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연한 기회로 양산에 가게 되었다. 지난번 문수산 등산 이래로 오랜만에 경상도 방문이었다.
이번에도 뭔가 산 하나를 가보고자 검색했는데, 가야산을 갈까 말까 하는 중이었고, 솔직히 팔공산은 대구 광역시에 산이기도 해서 사람 많은까봐 안갈려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야산을 갈려고 숙소를 알아보는데 없다. 금요일에 숙소 알아보는데 있을리가.....
결국은 대구로 숙소를 정하고 그 인근인 팔공산을 가기로 결정했다. 대신 아침 일찍 출발해서 사람 없을때 후딱 다녀오기로.
등산은 일요일 아침에 하기로 하고, 토요일 밤 검색을 시작했다. 검색하니 여러 경로가 뜨는데 확실히 국립공원이 아니다보니 등산로나 주차장이 불명확하다. 사람마다 같은 경로여도 사진이 다르다. (막 줄잡고 암벽타는 경로 무엇....ㅠㅠ)
정상까지 가장 쉽고 빠르게 가는 길은 하늘정원을 경유하는 길이다. 이 경우 약 1,200m 산을 1,000m까지 차타고 올라가기도 하고 나머지 길도 정비가 잘 되있는 듯 하다. 하지만 나는 기왕 온 김에 그나마 정규 코스로 가보고자 수태골로 올라가는 경로를 선택 했다.
일요일 아침 7시.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차를 타고 수태골 주차장으로 향했다. 도착 시간 7시 30분
1주차장에는 차가 가득이었다. 바로 맞은편에 2주차장이 넓게 있어서 그곳에 주차했다.
수태골 입구에는 등산로 안내 표지판이 있다.
등산 초반 길은 무난한 길이다. 슬글슬글 경사를 오르는 느낌이다.
조금 오르다보면 암벽등반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강사 분들로 보이는 분들이 준비 중이고, 좀 아래 공터에서는 준비운동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사람 최대한 안 나오게 찍으려다가...나중에 컴터로 옮겨서 보니, 이게 뭔가 싶게 찍어놨다;;; 뭐 이거야 다른 블로그에도 많으니 참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계단이 등장했다.
계단은 정말 시르다....비만 몸뚱아리를 계단으로 올라갈려면 다리에 적지않은 부담이 간다. 계단 하나 오를때마다 다리 하나에 모든 체중이 다 실려서 수직으로 들어올려야하는 고통이란.....살 좀 빼자.
이렇게 조금 계단을 오르면 폭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비가 온 것도 아니라서 폭포는 무시하고 등산로로 올라간다.
여기서부터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이다. 난 등산할때 기록을 위해 순토를 착용하고 다닌다. 그래서 순토와 표지판 거리를 비교해 보았다.
표지판은 주차장이 2.4km 하지만 순토는
2.58km 이다. 아마도 표지판 거리는 지도 상에서 등고선으로 계산한 거리인듯 하다. 실제 걷는 거리가 더 긴데, 가면 갈수록 더 차이가 난다. 즉, 표지판이 거리가 좀 짧음을 인지하고 올라가야 하는게, 생각보다 목적지가 안 나온다. 한참을 간거 같은데 끝이 없음;;;
블로그 검색했을 때도 사람들 분명 정상까지 3.5km로 봤는데 어찌하여 2시간이 걸렸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 때 이해했다. 동봉 도착 후 거리는 4km 였고, 동봉 근처 등산 길이 거의 엄청난 계단길이라.... 많이 걸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등산 1시간 5분 3km 지점까지는 다시 무난한 계단 길이다. 여기서부터 다시 계단 지옥이다.
사진은 매우 순화되었다고 감안하길....계단 하나하나 높이가 꽤 된다.
이런식으로 약 600m 정도를 걸어 올라가면 슬슬 경치가 보인다.
비로봉 철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철탑 삼거리 까지 오면 거의 다 온거다. 이제 막판 스퍼트다. 데크 계단길이 있는데 힘들어서 사진 찍을 여력도 없었다.
동봉에 도착한 풍경. 탁 트인 경치가 좋다.
여기까지 4.05km 1시간 40분 소요되었다. 중간에 나름 쉬엄쉬엄 쉬었지만 앉아서 쉬진 않았으니, 실제로 1번 정도 휴식 취하고 올라오면 2시간 정도 소요될듯하다.
비로봉은 따로 가진 않았다. 어차피 방송 시설과 철조망 때문에 별로 쉴곳도 없다고하고, 동봉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풍경을 만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하산할 때다. 고민 많이 했다. 이대로 올라온 길로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일주해서 내려갈 것인가.
평소에 자주 오던 곳이라면 왔던길로 되돌아 내려갔겠지만 이번엔 동봉을 지나서 갓바위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일단 이후로 사진이 없는데, 사진 찍기도 무서운 길의 연속이었다.
일단 모래 알갱이가 많아 길이 엄청 미끄러웠고 (등산화도 바닥에 점 닳으니 쭉쭉 미끌어진다) 길도 험하다.
특히, 다음맵에 표시되는 등산로랑 일치하지 않는다. 분명 중간에 분기점이 있었는데....없습니다....ㅠㅠ
어차피 되돌아 갈수도 없고, 정처없이 길따가 가는데 드디어 분기점 등장 (다음맵에는 전혀 없는 길임)
동봉에서 0.7km 온 지점이라고 되어있는데, 아니올시다. 체감은 1.5km는 걸은듯하다. 아무튼 다음맵에는 등산로가 없는 곳에 있으니 표지판을 믿고 가면 된다. 여기서 동화사 방면으로 내려온다.
다시 한참을 부들부들하면서 내려오면 염불암이 나온다. 이제 끝이다. 포장길 시작이다. (중간에 다시 산길로 빠질 수 있고, 난 그렇게 갔다)
이제 정말 하산이다. 라고 생각했으나, 여기서도 한참을 내려갔다.
염불암에서도 갈길이 태산이다.
다 내려오면 동화집단시설지구로 내려오는데 여기서 산책길로 수태골 주차장까지 2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총 4시간 등산
거의 정상까지 가지 않으면 풍경이 나오지 않고 계속되는 숲길이라 생각보다 심심하다.
그래서 매번 오기엔 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와야할듯. 그리고 온 길로 내려가겠음 (수태골 원점회귀)
몇일 드러누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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