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파주 운정 5년차

인심좋은 2024. 11. 8. 10:04

  공임에 당첨되어 파주에 오게된지 5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들어올 당시만 해도 우리 아파트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블럭 첫 단지 첫 입주) 한가하니 좋았다.
  물론 너무 아무것도 없었기에 먹거나 쉴려면 무조건 차로 나갔어야 했기에 불편함이 다소 있었지만 밤엔 조용하고 맹꽁이 소리도 들리는 주말에 집에 쉬면 정말 쉬는 것 같았다. 주변 뭐가 없었기에 차도 많이 안 다니고 조금만 나가도 자유로 바로 진입이라 자차로 다니기도 나쁘지읺았으며, 한가하니 계속 이렇기를 은근히 바랬었다. 물론 주변 다 아파트로 채워질걸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몇달이 지나고 상가 건물 공사를 하고 주변 다른 단지 공사를 하면서 덤프 트럭이 엄청 다니면서 위험해졌고, 엄청난 흙먼지로 비온 뒤엔 창문이 누런 진흙으로 범벅이 되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모기장은 진흙으로 꽉 막혀있다.
  창문청소기를 사고 수시로 닦으면서 버텼고 상가 건물들은 아파트 대비 엄청 빨리 지어졌다. 상가에 가게들이 입주하기 시작했고, 상권은 공사장 인부와 우리 아파트 단지 주민들로 유지가 되기 시작했다. 옆 다른 민간임대아파트가 다 지어지고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임대 아파트들이 먼저 다 입주하고 사람이 늘자 슬슬 민간분양 아파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교통 정체가 왔다. 신도시 블럭들이 다 그렇듯이 블럭 안은 도로가 좁다 편도 1차선 도로에 아파트 3개가 출입구를 대고 공유하고 거기에 아직도 공사 차량들이 다니다보니 출퇴근 시간엔 정체가 오기 시작했다. 신호등 순서를 이리저리 바꾸며 해소하려했지민 조금 나아졌을 뿐 해결은 되지 않았다.
블럭만 나가면 아주 큰길이라 문제가 되진 않지만 아무래도 집 코앞에와서 막히는건 애간장타게 만들기 때문에 속상한건 어쩔 수 없었다.
  5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아파트는 계속 지어지고 있고 점점 사람은 늘어나고 있다. 우리 아파트도 다른 아파트로 둘러싸여 이젠 설거지하며 보는 풍경이 남의 집 거실이 되버렸다.
  외곽 지역에 산다는 메리트가 없어져 버린 지금 그래도 10년은 채워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돈만 있었다면 또 이사를 노렸을 것 같다. 난 편의보단 여유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돈이라거 때문에 타협하고 살고있을 뿐
  나의 피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출퇴근의 고통이 있다. 나는 직장이 구로에 있다. 파주에서 서울 출퇴근이다. 처음에는 전철로 출퇴근했었다. 전철역이 많이 멀진 않지만 걸어서 가는 직선 경로가 없기 때문에 1시간이나 걸린다. 차로 가면 10분이면 가는 곳인데 말이다. 때문에 마을버스를 타고 경의중앙선을타고 2호선을 탄다. 총 1시간반정도 소요된다. 출근은 괜찮은데 퇴근은 지옥이다. 2호선은 좀 그래도 탈만한데 경의중앙선 퇴근은 날 너무 지치게 만들었다. 철도 파업이라도 하는 날엔 하염없이 기다리며 탈 수 있는 공간이 나기만 기다렸다. 파업 아니어도 퇴근 시간에 탈 자리는 거의 없다. 내려서도 마을버스를 한겨울에 떨며 기다렸다. 도저히 못 버티고 자차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않았다. 서울에 진입하는 순간 지쳤다. 한강을 건너는건 매우 힘이 들었다. 건너도 지나쳐야할 동네가 너무 차가 많았다. 막히는 날엔 2시간은 기본이었다. 주말에 출근하면 40분이면 도착하는데 말이다. 직장을 너무 옮기고 싶다. 그런데 파주일산에 회사들은 지원서내도 서류 광탈... 희안하게 서울만 붙는 바람에 5년을 이렇게 살고있다. 야속합니다 인사담당자분들....ㅠㅠ
  주저리주저리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다.
  이런 고통 속에서도 여기를 살고 있는건 주말에 외곽에 쉬러가는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차로 조금만 나가도 한적한 곳들이라 오전에 잠깐 나가서 산책하거나 문득 쉬다가 나갔다올까하면 금방 다녀올 수 있다. 덕분에 차량 주행거리는 쭉쭉 올라간다. 서울 가는게 아니면 어딜가나 킬로수는 멀어도 길이 잘 뚫려있어 금방 가기 때문이다.

  파주 살이 5년차....아직까진 서울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직장은 좀 더 가까운곳으로 옮기고 싶다. 최소한 한강 건너는 일만 없게 말이다.

  이상 지난 주에 마실 다녀온 마장호수 뷰를 첨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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